3세 아이는 왜 똑바로 걷지 않을까요?|앞을 안 보고 자꾸 부딪히는 이유
우리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으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 그냥 똑바로 가지 못하는 거지?”
걷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잘 걷고, 잘 뛰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특히 집 안에서는 목적지까지 곧장 가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걸어가면서 얼굴은 옆을 보고 있고,
갑자기 뒤로 걸어오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구경하며 걷다가 식탁이나 소파에 부딪힐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는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앞 좀 보고 걸어.”
“똑바로 가야지.”
그런데 아이는 잠깐 앞을 보는가 싶다가 다시 자기 방식대로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말을 안 듣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3세 아이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앞을 보고 똑바로 걷는 것’이 정말 그렇게 당연한 일일까요?
우리 집 아이는 걷는 법을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걷거나 뛰는 것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습니다.
계단도 오르고, 뛰어다니고, 필요하면 뒤로 걷기도 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3세 무렵 많은 아이가 앞으로 걷는 것뿐 아니라 뒤로 움직이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도 상당히 능숙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걷는 기술이 능숙해지는 것과 주변을 계속 살피며 위험을 예측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능력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3세 무렵에는 신체 움직임이 크게 발달하지만, 판단력과 자기조절, 위험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은 아직 계속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잘 걷는 아이도 순간적으로 다른 곳에 관심을 두다가 부딪히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몇 걸음 사이에도 볼 것이 많았습니다
이건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으면 더 잘 느껴집니다.
부모에게 거실에서 방까지는 그냥 몇 걸음입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그 몇 걸음 사이에도 관심을 끄는 것이 많아 보입니다.
옆에 있는 장난감을 보고,
부모가 무엇을 하는지 돌아보고,
갑자기 뒤로 걸어보고,
생각난 이야기를 하면서 방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우리 집에서는 특히 이런 모습이 자주 보여서 “왜 직진을 못하지?”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3세 아이가 이렇게 걷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아이마다 관심을 두는 방식과 움직임의 발달 속도는 다르고, 어떤 아이는 주변을 많이 살피며 움직이는 반면 어떤 아이는 비교적 곧바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AAP는 3세 무렵 아이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동시에 탐색 욕구도 강하고, 아직 좋은 판단력이 충분히 자리 잡은 시기는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처럼 주변을 계속 살피며 움직이는 모습도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한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뒤로 걷거나 옆을 보는 것 자체가 꼭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는 앞으로만 걷지 않습니다.
뒤로 걷기도 하고, 옆을 바라본 채 움직이기도 하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AAP의 3~4세 운동 발달 자료에서도 이 시기의 아이들이 앞으로뿐 아니라 뒤로도 비교적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뒤로 걷는 행동 자체만 놓고 보면 반드시 이상한 행동이라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걷느냐보다 그 행동이 일상 전체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입니다.
걷고 뛰고 계단을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놀다가 가끔 주변을 보느라 부딪히는 정도라면 부모가 조금 더 지켜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움직임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보이거나 또래에 비해 유난히 자주 넘어지고 부딪힌다면 다른 시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안전까지 맡길 수는 없습니다
“발달 과정일 수 있구나”라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아이가 부딪히는 모습을 그대로 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집에서도 아이가 앞을 보지 않고 걸으면 지금도 말합니다.
“앞을 보고 가자.”
다만 예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곧바로 “왜 말을 안 듣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한 번 더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날카로운 가구 모서리를 정리하고, 이동하는 길에 장난감이 너무 많이 놓이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계단, 주차장, 도로처럼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곳에서는 아이의 판단에 맡기기보다 부모가 가까이에서 살피거나 손을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AAP도 이 시기에는 교통 상황이나 위험한 장비처럼 아이가 움직임과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부모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자주 부딪힌다고 모두 같은 이유는 아닙니다
여기에서는 조금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3세니까 원래 다 부딪힌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마다 운동 능력, 균형감각, 주의를 두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NHS 계열의 발달성협응장애 안내에서도 물건에 부딪히거나 서툴러 보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지만, 단순히 서툴러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발달성협응장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행동이 아니라 전체적인 움직임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모습이 여러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발달 전문가에게 한번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달리기, 점프, 계단 오르내리기 등 여러 움직임에서 지속적으로 큰 어려움이 보이는 경우
- 또래보다 유난히 자주 넘어지거나 물건에 부딪히는 모습이 계속되는 경우
- 움직임의 어려움 때문에 놀이와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기는 경우
- 부모가 보기에 이전에 하던 움직임을 갑자기 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반대로 우리 집처럼 걷고 뛰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고, 주변을 구경하다 가끔 부딪히는 정도라면 그 행동 하나만으로 특정한 발달 문제를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아이에게는 직진해야 할 이유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사람이 방에서 거실까지 똑바로 걸어가는 것이 이렇게 대단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어른은 목적지가 있으면 가장 짧은 길로 갑니다.
하지만 아이는 가다가 돌아보고,
옆을 보고,
뒤로 걷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 집에서는 아마 또 말할 겁니다.
“앞 좀 보고 걸어.”
한 번 말한다고 바로 달라지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도 요즘은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어른에게는 목적지까지 가는 몇 걸음이지만, 아이에게는 그 몇 걸음 안에도 구경할 것이 꽤 많은가 봅니다.
안전이 필요한 곳에서는 부모가 가까이에서 지켜주고, 조금 부딪혀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집 안에서는 저 엉뚱한 걸음을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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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3세 아이가 앞을 안 보고 걷는 것도 흔한가요?
일부 아이에게는 주변에 관심을 두거나 움직임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과정에서 앞을 계속 보지 않고 걷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3세 아이에게 나타나는 행동은 아니며, 걷기와 뛰기 등 전체적인 운동 발달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뒤로 걷는 행동이 걱정할 일인가요?
3세 무렵에는 뒤로 움직이는 능력도 발달합니다. 뒤로 걷는다는 행동 하나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넘어짐이나 협응의 어려움이 여러 상황에서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상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가구에 자꾸 부딪히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놀거나 주변을 보다가 가끔 부딪히는 것만으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달리기, 점프, 계단 오르내리기 등 여러 기본 움직임에서도 지속적인 어려움이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