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이가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줘요”라고 말했어요|사회성이 자라는 과정, 부모는 어떻게 도와줄까?
요즘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가끔 친구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랑 놀고 싶었는데, ○○가 나랑 안 놀아줘서 속상했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부모 마음도 함께 무거워졌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아닌지,
친구에게 계속 거절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당장 선생님께 상황을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친구 관계를 직접 경험하며 알아갈 수 있도록
조금 기다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마음도
아이에게는 모두 처음 배워가는 감정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놀고 싶다는 말도 사회성이 자라는 모습입니다
어린 시기에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자신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흔합니다.
그러다가 세 살을 지나면서 주변에서 노는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고,
친구가 하는 놀이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조금씩 커집니다.
예전에는 “친구랑 놀았어” 정도로만 이야기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특정 친구의 이름을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랑 놀았어.”
“나는 ○○ 옆에 앉고 싶어.”
“○○랑 같이 블록 놀이하고 싶었어.”
이처럼 특정 친구를 좋아하고 함께 놀고 싶어 하는 것은
또래 관계에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사회성이 생긴다는 것은 모든 친구와 항상 사이좋게 노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같이 놀고 싶어 다가가고, 기다려보고, 때로는 거절도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나와 다른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배워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친구가 안 놀아줬다고 해서 반드시 따돌림은 아닙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면 부모는 상황을 크게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특히 “나랑 안 놀아줬어”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가 계속 혼자 있었던 장면부터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놀이 관계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바뀝니다.
조금 전까지 함께 놀던 아이들이 장난감 하나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오늘은 거절했던 친구와 다음 날 다시 즐겁게 놀기도 합니다.
친구가 함께 놀지 않았던 이유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미 다른 놀이에 집중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혼자 놀고 싶었거나 다른 친구와 먼저 약속한 놀이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자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설명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그저 “싫어” 또는 “안 놀아”라고 말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두 번의 이야기만 듣고
친구가 우리 아이를 싫어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마다 새로운 사람과 놀이에 참여하는 속도도 다릅니다.
먼저 다가가는 아이가 있는 반면,
주변을 오래 관찰한 뒤 천천히 참여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아이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기질과 적응 방식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반응 방식이 궁금하다면
우리 아이 기질 검사|놀이처럼 알아보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
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해결책보다 먼저 속상한 마음을 받아주세요
아이가 친구 이야기를 꺼냈을 때 부모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입니다.
“같이 놀고 싶었는데 안 놀아줘서 속상했구나.”
“친구에게 다가갔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웠겠다.”
이처럼 아이가 느낀 감정을 짧게 말로 표현해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친구랑 놀면 되지”라고 바로 정리하거나
“왜 너랑 안 놀아준대?”라고 상대 아이의 잘못을 찾기 시작하면,
아이의 속상함이 충분히 다뤄지기 전에 대화가 끝날 수 있습니다.
공감해주는 것은 친구의 행동이 모두 잘못됐다고 편을 드는 것과는 다릅니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되 다른 친구도 자신의 놀이와 마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천천히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도 그때는 다른 놀이를 하고 싶었나 봐.
그래도 네가 같이 놀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해.”
이렇게 말해주면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친구의 입장을 함께 생각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가 운영하는 HealthyChildren에서도
친구 관계에서 실망한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도록
부모가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이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말을 함께 연습해보세요
공감한 다음에는 아이가 친구에게 사용할 수 있는 짧은 말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다만 정답을 외우게 하기보다 집에서 놀이처럼 연습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도 같이 놀아도 돼?”
“이거 다 하고 나랑도 놀자.”
“그러면 나는 다른 놀이하고 있을게.”
“다음에는 같이 놀자.”
인형이나 블록을 이용해 부모가 친구 역할을 맡고
아이가 다가가보는 역할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친구가 받아줬을 때뿐 아니라 다시 거절했을 때 어떻게 할지도
함께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다른 친구에게 다가가거나 혼자 좋아하는 놀이를 시작하는 것도
관계를 건강하게 배워가는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반드시 그 친구와 놀아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성은 특정 친구에게 선택받는 능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갈등을 조절하며 다시 관계를 시도하는 힘에 가깝습니다.

부모가 모든 관계를 대신 해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모로서는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거절당했다는 말을 들으면
어린이집에 바로 연락하거나 친구 관계를 정리해주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갈등이라면 아이가 스스로 다시 다가가고,
다른 놀이를 찾아보고, 다음 날 관계가 달라지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부모가 모든 상황을 대신 해결하면
아이에게 관계를 연습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늘려갈 때도
어디까지 돕고 어디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합니다.
친구 관계에서도 그 기준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부모가 옆에서 마음을 받쳐주면서 아이의 다음 선택을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이런 기다림에 관한 내용은
3세 아이 자립심 키우는 방법|부모가 대신하지 말아야 할 일 7가지
에서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한두 번의 거절과 갈등은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반복된다면 교실에서의 모습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가 여러 날 계속 혼자 논다고 이야기합니다.
- 특정 친구에게 반복적으로 밀치거나 놀림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 친구 문제로 어린이집 가는 것을 심하게 거부합니다.
- 하원 후 울음, 불안, 수면 문제 등 생활 변화가 계속됩니다.
-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몰라 매번 공격적으로 행동합니다.
- 아이가 이야기한 상황과 실제 교실 생활에 차이가 커 보입니다.
선생님께 이야기할 때는 “누가 잘못했나요?”라고 묻기보다
“요즘 아이가 ○○와 놀고 싶은데 함께 놀지 못해 속상하다고 말합니다.
교실에서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질문하면 특정 아이의 잘못을 찾기보다
우리 아이의 전반적인 놀이 방식과 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지내다가 집에서 감정을 한꺼번에 표현하는 아이라면
어린이집에서는 잘 지내는데 집에 오면 짜증 내는 아이|하원 후 폭발하는 이유
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속상하다고 부모에게 말한 것도 중요한 성장입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친구 관계만큼 중요하게 느낀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부모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이 속상했다는 감정을 말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아이는 단순히 친구에게 거절당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과,
그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아쉬움을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복잡한 감정을 부모에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면 부모도 속상하지만,
그 말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은 부모를 안전한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결 방법을 많이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시간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웃고 놀면서만 사회성을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같이 놀고 싶어 다가가는 순간에도 배우고,
거절당해 속상한 순간에도 배우며,
다시 말을 걸어보는 과정에서도 성장합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모든 관계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속상할 때 돌아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속상했겠다. 그래도 네가 친구와 놀고 싶어서 먼저 다가가 본 건 잘했어.”
오늘은 이 정도의 말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친구 관계를 직접 배워갈 시간이 있고,
부모에게는 그 과정을 믿고 기다려줄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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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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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3세 발달 이정표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4세 발달 이정표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3~5세 긍정적인 양육 방법
-
HealthyChildren.org|부모가 아이의 친구 관계를 도울 수 있는 방법
※ 이 글은 일반적인 유아 발달 정보와 가정의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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