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이가 아빠에게만 붙어 있어요|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는 이유

아이 엄마에게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에는 혼자서도 잘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제법 많았다고 합니다.

칭얼거리거나 어리광을 부리는 일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 아이의 모습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갑자기 “아빠가 해줘”라고 하고, 안아달라고 하거나 제 옆에 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엄마가 해주려고 하면 굳이 아빠가 해줘야 한다고 할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사정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원래 어리광이 많은 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이 엄마에게 제가 없을 때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의아해졌습니다.

“내가 있을 때만 이러는 건가?”

그리고 또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해주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이렇게 계속 받아주면 아이의 자립심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아빠에게만 붙는다고 해서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아이가 특정 부모를 더 찾는다는 사실만으로 엄마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다거나, 아빠를 더 사랑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생활환경이 다르고,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나 놀이 방식, 평소 누가 어떤 일을 함께하는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ZERO TO THREE에서는 어린아이에게 한 보호자를 다른 보호자보다 강하게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선호가 계속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가 같은 이유로 아빠나 엄마 한쪽을 찾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 집의 경우에도 단순히 “아빠를 더 좋아해서”라고 결론 내리기보다는 아이가 언제 아빠를 찾는지부터 살펴보는 편이 더 맞다고 느꼈습니다.

엄마와 있을 때는 혼자 잘하다가 아빠가 오면 아빠에게 붙는 3세 아이
엄마와 있을 때 혼자 잘하던 아이도 아빠가 돌아오면 갑자기 도움을 더 많이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자립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엄마와 있을 때는 잘하는데 왜 아빠가 오면 달라질까요?

이 부분이 우리 집에서 가장 신기했습니다.

아이에게 정말 능력이 없다면 제가 없을 때도 똑같이 도움을 받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엄마와 있을 때는 혼자 하던 일을 제가 집에 오면 갑자기 해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못해서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있지만 아빠에게 해달라고 하는 것’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퇴근해서 돌아온 것이 반갑거나, 낮 동안 떨어져 있던 아빠와 다시 가까이 있고 싶거나, 평소 아빠가 자신의 요구에 잘 반응해줬던 경험이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우리 집에서 관찰한 상황을 토대로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모든 아이가 아빠에게 붙는 이유를 ‘그리워서’, ‘애착이 강해서’처럼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를 계속 찾거나 잠깐 떨어지는 것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함께 있다면 3세 아이가 화장실까지 따라와요 글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리면 자립심이 떨어질까요?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입니다.

아이가 부탁할 때마다 옷도 입혀주고, 물건도 가져다주고, 할 수 있는 일까지 계속 대신해주다 보면 혼자 하려는 마음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CDC의 3세 발달 자료를 보면 이 시기에는 일부 옷을 스스로 입거나 포크를 사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직접 해볼 수 있는 행동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하지만 발달 이정표는 모든 세 살 아이가 반드시 같은 일을 같은 시기에 해내야 한다는 시험표가 아닙니다.

아이의 기질과 경험, 손의 발달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빠에게 붙는 행동 자체보다 아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해볼 기회가 계속 사라지고 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두 번 신발을 신겨주거나 안아줬다고 자립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항상 부모가 먼저 대신한다면 스스로 시도하고 실패하며 익힐 기회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3세 아이 자립심 키우는 방법에서도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아빠를 찾는 마음과 직접 해보는 일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아빠가 해줘”라고 하면 무조건 해주거나, 반대로 “네가 할 수 있잖아”라며 바로 밀어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먼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고 이렇게 말해봅니다.

“아빠가 해줬으면 좋겠구나. 네가 먼저 해보고 어려운 건 아빠가 도와줄게.”

신발을 신는다면 아이가 먼저 발을 넣어보고 뒤꿈치만 도와줄 수 있고, 옷을 입는다면 팔과 다리를 직접 넣어본 뒤 어려운 부분만 마무리해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피곤하거나 속상해 보이는 날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안아주거나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매 순간 자립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빠를 찾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면서 스스로 해볼 기회를 주는 방법
아빠를 찾는 마음은 받아주되, 아이가 할 수 있는 일까지 모두 대신하기보다 먼저 시도할 기회를 남겨두려고 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경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아이가 계속 “아빠가 해줘”라고 하면 엄마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마는 싫어?”, “아빠만 좋아해?”라고 아이에게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순간 아빠를 선택했다고 해서 아이가 부모의 사랑에 순위를 매기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상황에서는 아빠와 시간을 보내게 하고,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엄마와 하는 일도 이어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책은 아빠랑 보고, 씻는 건 엄마랑 하자”처럼 부모가 서로 역할을 뺏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습니다.

붙어 있는 것과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저에게 계속 붙어 있으면 독립적이지 못한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와 있을 때의 모습을 듣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이미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동시에 아빠가 집에 오면 아빠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둘 중 하나만 아이의 진짜 모습이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혼자 놀다가도 부모를 찾을 수 있고, “내가 할래”라고 하다가도 어느 날은 안아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혼자 놀이가 늘어난 아이의 모습은 늘 같이 놀아달라던 3세 아이가 혼자 놀아요 글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또 갑자기 안아달라는 요구가 늘었다면 3세 아이가 갑자기 안아달라고 해요 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아빠만 찾는 행동 하나보다 전체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아빠에게만 붙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의 애착이나 발달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집처럼 다른 보호자와 있을 때는 일상생활을 잘하고, 어린이집이나 놀이 등 다른 영역에서도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면 우선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아빠를 더 찾는지 관찰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전에는 잘하던 여러 생활 행동을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거나, 부모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심한 불안이 지속되고 수면·식사·어린이집 생활 등에서도 큰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행동 하나만 보지 말고 아이의 전체 생활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걱정되는 변화가 지속되거나 부모가 판단하기 어렵다면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해 상담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달려와 붙으면 여전히 많은 것을 해달라고 합니다.

솔직히 피곤한 날에는 “아빠 좀 쉬자”라는 말이 먼저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곧바로 “내가 너무 해줘서 아이가 이렇게 됐나?”라고 걱정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해볼 기회를 주고, 어려운 부분은 도와주고, 그냥 아빠에게 기대고 싶은 순간에는 잠깐 받아주는 것.

지금 우리 집에서는 그 정도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퇴근해도 저를 한번 쳐다보고 다시 자기 놀이를 하는 날이 오겠죠.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현관에서부터 아빠를 찾던 모습이 조금은 그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3세 아이가 아빠만 찾으면 엄마와 애착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아빠를 더 찾는 행동 하나만으로 엄마와의 애착 문제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의 기질, 부모와 보내는 시간, 평소 돌봄 방식, 그날의 컨디션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엄마와의 일상생활이나 놀이, 위로받는 모습 등 관계 전체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해달라는 것을 아빠가 계속 해주면 자립심이 떨어질까요?

도움을 주는 것 자체가 곧 자립심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이가 이미 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매번 대신하면 직접 시도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먼저 해보고 어려운 부분만 부모가 돕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아빠가 없는데 계속 아빠를 찾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빠 없으니까 엄마랑 해야지”라고 바로 끊기보다 “아빠가 보고 싶구나”라고 마음을 짧게 받아준 뒤 지금 할 일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특정 부모를 찾는 마음을 인정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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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이 글은 우리 집에서 실제로 경험한 모습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유아 발달 자료를 함께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특정 행동의 원인은 아이의 기질과 생활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행동 하나만으로 애착이나 발달 상태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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