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아빠일까? 바움린드 양육유형 자가진단|권위 있는 부모와 권위적인 부모의 차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은 단호하게 해야 할까?”
“조금 더 받아줘야 할까?”
“내가 너무 무섭게 말한 건 아닐까?”
저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자주 흔들립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는 목소리가 커지고, 아이가 울면 마음이 약해지고, 잠들기 전에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모의 양육 태도를 돌아볼 수 있는 바움린드 양육유형을 바탕으로, 나는 어떤 부모에 가까운지 가볍게 점검해보려 합니다.
먼저 알아두기
이 글의 자가진단은 전문 심리검사가 아닙니다. 부모가 자신의 양육 태도를 돌아보기 위한 참고용 점검표입니다. 아이의 기질, 부모의 상황, 가족환경에 따라 양육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움린드 양육유형이란?
바움린드 양육유형은 발달심리학자 다이애나 바움린드가 제시한 부모 양육태도 분류입니다. 처음에는 크게 권위 있는 양육, 권위주의적 양육, 허용적 양육으로 설명되었고, 이후 연구 흐름에서 방임형 양육이 함께 다뤄지며 현재는 네 가지 유형으로 많이 소개됩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핵심은 단순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얼마나 따뜻하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분명한 기준을 세우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 양육유형 | 따뜻함 | 기준 | 특징 |
|---|---|---|---|
| 권위 있는 부모 | 높음 | 높음 | 아이 감정을 들어주되 필요한 기준은 세움 |
| 권위주의적 부모 | 낮음 | 높음 | 규칙과 통제가 강하지만 설명과 공감은 부족함 |
| 허용적 부모 | 높음 | 낮음 | 아이 마음은 잘 받아주지만 경계가 흐려질 수 있음 |
| 방임형 부모 | 낮음 | 낮음 | 관심과 기준이 모두 부족해질 수 있음 |
여기서 중요한 건 “나는 무조건 어떤 유형이다”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피곤한 날에는 권위주의적으로 변하기 쉽고, 아이가 아픈 날에는 허용적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유형의 이름이 아니라, 내가 자주 반복하는 반응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자가진단: 나는 어떤 부모에 가까울까?
아래 문항을 읽고 내 모습과 가까운 항목에 체크해보세요. 꼭 하나의 유형만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유형이 섞여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1. 권위 있는 부모에 가까운 신호
- 아이의 감정을 먼저 들어주려고 한다.
-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되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지만, 부모가 지켜야 할 선은 정해준다.
- 혼내고 난 뒤에도 아이와 다시 연결하려고 한다.
- 아이의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보려고 한다.
이 유형은 흔히 가장 균형 잡힌 양육 태도로 설명됩니다. 아이를 무조건 풀어주는 것도 아니고, 부모 말만 따르라고 누르는 것도 아닙니다. “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할 수 있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던졌을 때 이렇게 말하는 방식입니다.
“화가 났구나. 그런데 장난감을 던지면 다칠 수 있어. 화났을 때는 말로 해보자.”
말은 쉬운데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특히 퇴근 후 지친 상태에서 아이가 계속 떼를 쓰면 저 말이 예쁘게 안 나옵니다. 그래도 부모가 계속 연습해야 하는 방향은 이쪽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2. 권위주의적 부모에 가까운 신호
- “안 돼”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유 설명은 짧다.
- 아이가 울거나 떼쓰면 빨리 멈추게 하는 데 집중한다.
- 부모 말을 듣는 아이가 좋은 아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 아이의 감정보다 행동 교정이 먼저 보인다.
- 내가 화난 뒤 아이가 조용해지면 일단 해결됐다고 느낀다.
권위주의적 양육은 기준이 분명하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설명과 공감이 부족해지면 아이 입장에서는 “무서워서 따르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가끔 이쪽으로 기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시간이 없을 때 그렇습니다. 등원 준비는 늦었고, 아이는 양말 하나를 고르겠다고 버티고, 저는 마음속으로 이미 세 번쯤 출근을 포기합니다. 그때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빨리 해.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
그 순간에는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아이 표정을 보면 마음이 걸립니다. 아이가 말을 들은 게 아니라, 아빠 분위기를 보고 멈춘 것 같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3. 허용적 부모에 가까운 신호
- 아이가 울면 원래 정한 기준을 자주 바꾼다.
- 아이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거절이 어렵다.
- 잠자리, 간식, 영상 시청 같은 규칙이 자주 흔들린다.
- 훈육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갈등이 싫어 넘어간다.
- “오늘만”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허용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따뜻하고 다정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이 너무 자주 흔들리면 아이도 헷갈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 전 우유, 간식, 영상 같은 문제에서 부모가 매번 밀리면 아이는 이렇게 배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울면 되는구나. 조금 더 버티면 바뀌는구나.”
이건 아이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아이는 그 나이대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세상을 배우는 중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다정하되, 반복되는 기준은 지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4. 방임형 부모에 가까운 신호
- 아이의 하루 생활을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가 거의 없다.
- 아이 감정을 알아차리기보다 조용히 넘어가길 바랄 때가 많다.
- 규칙을 세우기도 어렵고, 세운 규칙을 지키기도 어렵다.
- 육아에 지쳐서 아이와의 상호작용 자체를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다.
방임형이라는 단어는 조금 세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를 비난하는 말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현실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지치고 여유가 없어서 반응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육아는 체력전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부모도 사람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바닥나면 표정부터 사라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자책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점수보다 중요한 건 ‘내가 자주 무너지는 순간’
자가진단을 하다 보면 “나는 권위주의적인가?” “나는 너무 허용적인가?” 하고 걱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나는 언제 가장 쉽게 무너지는가?
아침 등원 준비 시간인지, 퇴근 후 저녁 시간인지, 아이가 잠을 안 자는 밤인지, 아니면 내가 이미 지쳐 있는 날인지 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부모의 양육태도는 성격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수면 부족, 경제적 부담, 일 스트레스, 부부 갈등, 가족 돌봄, 몸의 통증 같은 현실적인 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좋은 부모가 되려면 마음가짐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부모가 덜 무너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소리치지 않으려면, 소리치기 직전의 내 상태를 먼저 알아차려야 합니다.
권위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문장 5가지
아이 앞에서 매번 이상적인 부모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주 쓰는 문장을 조금만 바꿔도 양육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상황 | 바꿔볼 문장 |
|---|---|
| 아이가 떼쓸 때 | “네가 속상한 건 알겠어. 그래도 이건 안 돼.” |
| 아이가 늦게 움직일 때 |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 아빠가 도와줄게.” |
| 아이가 물건을 던질 때 | “화난 마음은 괜찮아. 던지는 행동은 안 돼.” |
| 잠자기 싫다고 할 때 | “더 놀고 싶은 마음 알아. 이제 몸은 쉬어야 해.” |
| 내가 화낸 뒤 | “아까 아빠 목소리가 컸지. 그건 미안해. 하지만 해야 할 일은 같이 해보자.” |
여기서 핵심은 감정은 인정하고, 행동에는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받아준다는 건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해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반대로 기준을 세운다는 것도 아이를 무섭게 눌러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부모가 따뜻함과 기준을 함께 들고 있는 것, 그게 권위 있는 양육에 가깝습니다.
아빠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아빠 입장에서 제일 어려운 건 ‘단호함’과 ‘무서움’의 경계입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는 무섭게 들릴 수 있습니다. 나는 아이를 위해 기준을 세운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아빠가 나를 싫어하나?”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훈육 뒤에 한 문장을 붙이려고 노력합니다.
“아빠가 너를 싫어해서 안 된다고 한 게 아니야. 이건 안전하고 약속이라서 안 되는 거야.”
물론 매번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가끔은 말이 먼저 나가고, 후회가 나중에 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도 배우는 중이니까요.
오늘의 결론: 완벽한 부모보다 돌아보는 부모
바움린드 양육유형을 보면서 느낀 건 하나입니다. 좋은 부모는 늘 정답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모습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오늘 내가 조금 권위주의적이었다면, 내일은 아이 감정을 한 번 더 들어보면 됩니다. 오늘 너무 허용적으로 흔들렸다면, 내일은 작은 기준 하나를 다시 세우면 됩니다. 요즘 아이에게 반응할 힘이 없었다면, 먼저 내 몸과 마음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아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울고, 떼쓰고, 말을 안 듣는 순간에도 다시 다가가려는 아빠. 실수한 뒤에도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아빠. 그리고 아이와 함께 조금씩 나아지려는 아빠.
오늘 이 글을 읽으며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로 기억되고 있을까?
그리고 내일부터는 어떤 한 문장을 조금 다르게 말해볼 수 있을까?
참고한 내용
이 글은 바움린드의 부모 양육유형 개념과 이후 연구에서 확장된 네 가지 양육유형 설명을 참고해, 실제 육아 상황에 맞게 쉽게 풀어쓴 글입니다.
- Diana Baumrind’s Parenting Styles, Iowa State University Pressbooks: https://iastate.pressbooks.pub/parentingfamilydiversity/chapter/chapter-1-2/
- Parenting Styles: A Closer Look at a Well-Known Concept,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323136/
- Parenting Dimensions and Styles: A Brief History and Recommendations for Future Research,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746212/
